접대하고 집가다 생각나서 쓰는 스무살 여자친구 썰.txt [55]

17 홀롤로로 | 2019-11-20 00:05:08 | 조회 : 19699 | 추천 : +80


딱 매년 이맘때, 첫 눈이 올만한 때가 오면 생각나는 전여자친구가 있음.

2010년 가을, 중학교때부터 짝사랑했던 여자애였는데, 어찌 잘되어서 사겼었음.

사귄지는 3~4개월쯤 지났나, 스킨쉽이라고는 손잡고 가끔 뽀뽀만 해도 좋았던 시절이었음,,

나는 다음년도 영장을 받아놨기에, 나 가기 전 추억이라도 많이 쌓자며 우린 어디 가까운 곳이라도 여행 다녀오자했었음.

근데 각자 집에서 학교다니며 한달 30 용돈받아쓰는 대학생이 뭔 돈이 있겠음?

그래서 각자 알바를 해서 돈을 모아보자라는 생각으로 결론을 냈었음.

그런데 문제는 난 고딩때부터 예식장 알바, 전단지 알바 등 일당 받아 빌어 먹고 살면서 알바에 이골이 났다만, 여자친구는 태어나서 알바를 해본적조차 없었음.

결국 여자친구는 어찌어찌 알바몬 사이트 뒤져서 신촌 버뮤다 모텔 삼각지대 앞 편의점 야간조를 구함.

근데 당시 신촌의 연말은 모임이 많아 취객도 많았고, 모텔 앞이라 술이나 콘돔 사면서 시비나 성희롱으로 경찰 신고가 자주 오는데였음.

그래서 난 여자친구가 알바도 처음이라 힘든데 그 취객 상대하느라 더 힘들거고, 혹시나 몹쓸 일 당할 수 있다는 생각에 거의 매일같이 같이 근무했음.

낮에는 내 알바하고 피곤했지만,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좋으니 여자친구 일 도와주러 갔었음.

같이 도시락이나 신선식품 들어오면 정리하고 시재 정리하고 포스찍고,, 

알바가 끝나면 버스도 끊겨서 30분 거리를 걸어가야했지만, 서로 손 꼭잡고 걷는 그 길이 그땐 참 행복했었음.

가끔 눈이라도 내리는 날엔 더 추울지언정 우리는, 그때의 우리는 가진 것도 없지만 옆에 있는 서로의 존재만으로 정말 행복했었음.

그리 행복한 시간들을 7년이나 함께 보낸 그 여자는 결국 이젠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되었음.

내 상황이 여의치 않았고, 서로의 타이밍이 안맞기도 했고, 무엇보다 정말 나에겐 아까운 여자였음.

이젠 행복한 기억도 많이 잊혀졌지만, 그래도 이렇게 술 한잔 먹고 집가는 길에 신촌 기차역 앞을 지나면 그때의 기억만큼은 오롯이 되살아 남.

연봉이 얼마고 성과급이 얼마고, 당장 비행기 끊어 해외여행 갈 수 있는 지금이면서도 그때의 그 행복감과 설레임은 평생 다시 못느낄거 같음.

다시 돌아가고싶은 후회도 아니고 그 여자가 그리운 것도 아니지만, 그냥 그때의 행복한 그 감정은 절대 안잊혀짐.

걍 술김에 씨부려서 뭐라 끝낼지 모르겠네 다들 딸잡고 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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