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 우상의 눈물, 전상국

14 팩성 | 2020-08-03 22:52:52 | 조회 : 135 | 추천 : +1



저번에 중고 서점에서 사온 전상국 단편집을 다 읽었다. 사실 전상국이라는 작가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고등학생 때 우상의 눈물만 한 번 읽고 재밌던 기억이 남아 있어서 산 책인데 나름 만족했다. 작가에 대해서 찾아보니 교사 생활을 꽤 오래 했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아홉 편의 단편 중 교실 생활과 관련된 것이 두 편 있었다. 

이 책에 있는 단편들 모두를 아우르는 특정한 주제는 찾아볼 수 없었다. 몇몇은 권력에 대해, 또 몇몇은 불우하고 기구한 한국 현대사에 대해, 다른 몇몇은 7,80년대 당시 현실에 대해 그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전상국의 소설 특징을 이 하나의 단편집 내에서만 콕 집어보자면 그것은 바로 '오해'라고 칭하고 싶다. 이 책에 수록된 단편들은 모두 어떠한 오해가 풀어나가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그것이 주인 경우도 있고 그저 부속적인 경우도 있지만 어찌되었든 그러한 오해는 소설 속에서 등장인물들로 하여금 갈등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그러나 결국 오해가 풀어졌을 때의 결과는 각 단편들마다 사뭇 다르다. 대개 오해라 함은 명징한 진실을 통해 사라지면서 일종의 통쾌함과 비스무리한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그러나 전상국의 소설들에서는 차라리 오해였던 상태가 나았을 것이라는 결말들이 다수 나온다. 아무리 공명정대한 진실일지라도 당사자에게 있어서 늘 선(善)은 아님을 작가는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희한하게도 단편 '겨울의 출구'만큼은 다른 단편들과는 달리 인간애적이고 따스한 면모로 가득찬 작품인데 대강 내용을 설명하자면 순박한 철거민들의 삶이 우여곡절 끝에 해피엔딩을 맞으며 희망을 노래하는 내용인데 가장 비현실적인 작품이라 하겠다. 아마도 작가가 이 단편을 쓴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이 단편이 발표된 1979년에 벌어진 해방총 주민 농성 사태와 관련있지 않을까. 이상적인 글이나마 그네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붇돋아주고 싶어서였지 않았을까 무리한 추측을 해본다.

총평 5점 만점의 4.5점

이유; 내가 단편을 잘 못 읽는 편이어서 400 페이지인데 3일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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