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26 서구 사회민주주의의 배신-1944~1985, 이언 버철

14 팩성 | 2020-07-26 19:11:01 | 조회 : 153 | 추천 : +1



미리 말씀드리자면 필자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하지 않음. 그냥 읽으면서 든 생각을 그대로 썼을 뿐 어떠한 정치적 논쟁도 일으키고자 하지 않았음을 밝힘.

오랜만에 빨간 책을 읽었다. 저자가 86년도 서문에서 대놓고 자신이 속한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을 위해 저술했다고 쓴 만큼 사회주의를 향한 편향적인 면모는 감수해야 한다. 물론 사회정치와 관련한 책에서 편향성이 없기란 드물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편향성이 좀 있어야 재미를 느끼는 편이기에 본인은 괜찮았다.

여기서 서구란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등의 2차대전 이후 비공산권 유럽국가들을 의미한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2차대전으로 황폐해진 전 유럽에는 혁명적 분위기가 고취되었고 이로 인해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내세우는 정당들이 유의미한 지지를 얻기 시작한다. 전후 유럽국가들의 특징은 공산당이 노동자들로부터 20퍼센트 내외의 지지율을 얻으며 정부에서 장관직들에 임명되기도 했다는 점이다. 한국이 그 역사적 특수성에 의해 공산당이라는 정당 자체가 없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러나 공산당의 가장 큰 약점은 공산주의 종주국인 소련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고 이는 그들의 친소련정책들로 귀결된다. 그렇기에 공산당은 계급적 이해관계에 속한 노동자들을 제외하면 그 지지층을 넓히기 힘들었고 그러한 빈틈을 노리고 등장한 정당이 바로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이다. 

우리가 소위 좌파라고 부르는 정당들은 얼마나 좌파적인가. 이 책에서 저자는 적어도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 금지를 주장하는 것이 좌파의 본질이라고 얘기한다. 위와 같은 저자의 입장에서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은 야당일 때는 온갖 마르크스주의적 미사여구와 급진적 정책으로 이념적 선명성을 강조하지만 정작 집권을 하면 되려 우파 정부 시절보다 노동자들의 실질적 생활수준은 하락했다. 저자는 전후부터 1985년까지의 40년 동안 유럽을 휩쓴 사민주의 정당들이 결국은 더 나은 자본주의 체제를 위한 개혁주의 정당에 불과했다고 주장하면서 각 나라별로 세세한 증거들을 들이댄다. 

책이 다루는 기간은 1985년까지지만 이후의 역사가 저자의 주장대로 흘러감을 우리는 알고 있다. 90년대 이후 집권한 사민주의 정당들은 누구보다 신자유주의 질서를 수용하고 긴축정책을 실시하는 데 거리낌이 없었다. 저자는 이러한 사민주의 정당들의 '배신'은 역사적으로 예견돼있던 것이라고 역설한다. 물론 저자가 사민주의 정당들의 업적들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전반적인 복지체계의 마련, 동성애자 등 성소수자들의 법적 처벌 금지, 낙태법 폐지, 성평등 법안 발의 등의 업적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그러한 업적들은 진보적이지, 결코 사회주의적인 것은 아니라면서 결국 사민주의 정당에서 더이상 계급문제는 중요한 것이 아니게 되었다고 비판한다. 

저자가 주장하는 혁명적 사회주의에 대해 동조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현재 한국의 정치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가며 읽으니 꽤나 재밌었다. 특히 북한이라는 실질적 위협때문에 분단 이후 좌파 정치세력이 형성되기 어려웠던 한국의 현실때문에 현재 원내에서 가장 좌파적이라 평가받는 정의당도 사민주의 정당이지만 유럽처럼 집권은 커녕 두자리 의석도 차지한 적이 없지 않나. 그럼에도 현재 집권당을 가리켜 공산주의 정당이니,  나라가 공산화되었다니 운운하는 몇몇 논자들을 보면 참 무식의 극치라고 할까나 역사적 두려움의 발현이라고 할까나. 

아무튼 저자가 얘기하는 혁명적 사회주의는 내 살아생전에 제3차대전이 일어날 정도의 변혁이 있지 않는 이상 못 보지 않을까 싶다.

평점은 5점 만점에 4.0
이유; 모르는 정당과 인물들이 너무 많이 나오는데 이게 이름들도 비슷하고 해서 계속 앞의 내용을 왔다갔다 하면서 봐 번거로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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