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여캠 보고 딸친다 [56]

ea33de7 | 2021-02-28 10:10:38 | 조회 : 37908 | 추천 : +52


단칸방 월세에 밀려 마지 못해 일을 시작한 내게 여자란 허상일 뿐.

노동의 가치로 매달 꽂히는 금액 162만 6천 원.

나이에 걸맞지 않는 이 돈으로 만날 수 있는 여자는 없다.

아니, 내 처지에 돈이라도 벌어서 만나기엔 턱없이 부족한 액수이다.

오뚝이 몸매는 아무리 무너뜨리고 싶어도 오뚝이처럼 돌아오고,

민동산을 방불케 하는 머리는 소싯적 타올랐던 성욕을 올바르게 진화시키지 못한 대가이며,

검고 지저분한 수염은 내 자존감마저 덥수룩하게 뒤덮어버렸다.

도태. 절망.

패배한 피조물에게 있어 너무나도 정당한 처분.

자연의 섭리에 굴복한 스스로에게 남은 최후의 보루는 불행의 대를 끊었다는 안도감뿐.

주제도 모르고 파렴치하게도 여자를 접하고 싶었던 내가 한없이 도망치다 당도한 도피처의 끝은 아프리카티비.

별풍을 쏠 때마다 표하는 그녀들의 자본주의적 감사에 길들여져버렸다.

그녀들은 내가 없어도 살겠지만 나는 그녀들 없이 살지 못한다.

돈을 받는 그녀들은 갑이고 돈을 쓰는 나는 을인 웃지 못할 사태의 주범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다.

서른일곱이라는 나이를 숫자로 치부하기엔 많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캠방 열혈이 된 순간부터 나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나는 행복하다.

이대로 시간이 흘러달라.

불행한 이 시간마저 추억이 되도록.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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