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살 대학생 자살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글이 많이 깁니다 [166]

9 카비레이크 | 2019-11-14 22:36:02 | 조회 : 19353 | 추천 : +35


글이 매우 깁니다

시간이 많은 분들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저체중으로 4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몸이 많이 허약했습니다

근력, 체격, 체력 모두 남자임에도 동연령대 여자와 비슷합니다

최근 몇 주 동안 우울증으로 정신과를 잠시 다녔습니다

약을 복용하는 동안에는 괜찮았는데 약을 끊자마자 다시 힘들어지더니 이제는 일상 생활이 어려울 정도까지 왔습니다

 

대학생때는 절대 소주만 마시지 못했습니다

반드시 다른 칵테일이든 콜라사이다든 무언가를 섞어야만 먹는게 가능했습니다

이제는 소주만 있어도 잘 먹습니다

하루하루가 지옥같습니다

 

 

 

 

1. 아침에 출근이 힘듭니다

올해 3월 공익 근무를 시작하여 8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9시출근 6시퇴근의 생활패턴에 적응을 못했습니다

이리됐든 저리됐든 1주일에 5일씩 8개월이면 충분히 습관이라는게 몸에 베일텐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극단적인 생각이 듭니다

출근길에 교통사고 났으면 좋겠다 생각을 매일 합니다

그 정도로 저에게는 아침이 힘듭니다

훈련소는 다녀왔습니다

위에 적은 만큼은 아니지만 훈련소가 끝날 때 까지도 6시 기상이 어려웠습니다

한달이라는 기간이 습관을 들이기에는 짧아서 그랬던걸까요?

 

저는 뼛속까지 야행성입니다

잠을 주제로 한 책도 여러권 읽었습니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보았는데 모두 실패했습니다

언제잤냐 얼마나잤냐는 중요하지 않더라고요

언제 일어나냐가 핵심이었습니다

일찍 잔다고 해결되는 문제면 애초에 문제거리도 아니겠지요

일찍 자도 다음날 일어나는게 괴롭고 출근해서도 힘듭니다

예를들어 7시간을 잔다고 치면 12~7시 수면보다 2~9시 수면이 압도적으로 쉽습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주변에서 운동하라는 조언을 많이 받았지만 걸어서 퇴근하고나면 온 몸에 진이 빠져서 아무것도 못합니다

그저 가만히 앉아서 게임만 할 뿐입니다

출근하면 항상 피곤해있습니다

피곤해보인다 아파보인다 살이더빠졌다 이런 종류의 멘트들을 항상 듣고삽니다

공익이 끝나고도 대부분의 직장이 9시출근 6시퇴근의 패턴으로 돌아갈텐데 그러면 저는 평생 불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2, 엄마아빠가 항상 싸웁니다

최대한 간략하게 집안 상황을 얘기하겠습니다

엄마는 계모임을 이유로 아빠 명의의 카드로 5천 이상의 빚을졌습니다

가뜩이나 여기저기 많이 빚이 깔려있는데 또 빚을 진겁니다

엄마와 아빠사이는 완전히 끝이났고 아빠는 카드빚을 갚느라 매일매일 온몸의 피가 바싹 말라가는 중입니다

수 개월째 단 하루도 빠지지않고 매일 맥주를 마십니다

집안 물건을 싸그리 엎어버린적도 여러번입니다

끊었던 담배도 다시 시작했습니다

50대인데 20대도 저렇게 살다가는 뒤지겠다 싶을 정도의 생활을 하고있습니다

 

당장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수능 때문에 10시까지 출근했습니다

평소보다 1시간이상 더 늦게 일어나서 아침에 극단적인 생각은 안들었습니다

오늘은 괜찮으려나 싶었는데 아침부터 엄마아빠가 아주 사소한 일로 시비가 붙었습니다

어쩌다 좋은 기회가 왔는데 또 아침부터 하루를 망치게 되었습니다

몸에 칼을 그으려다 그냥 출근했습니다

제 몸에 칼을 긋는 행위는 옛날부터 간간히 하던거라 익숙합니다

아빠가 먼저 출근하고 제가 출근 하기 전 엄마에게 오늘 죽을까 죽으면 내일부터 출근 안해도 되는데 이런식의 멘트를 던졌습니다

오늘 밤 아빠가 퇴근하면 분명히 저에게 말을 걸어올 것입니다

뭔가 일을 터뜨리고 나면 이후에 왜 그랬는지 설명하고 사과하고 차분하게 대화를 했습니다

평생 그래왔습니다

근데 대화를 할 생각이 없습니다

우울증이 없었을때는 아빠의 처지와 심정을 진심으로 이해해왔습니다

아빠에게는 너무나 억울한 상황이거든요

부처도 속이 뒤집어질만 상황입니다

이제는 나도 지쳤습니다

한 번만 더 엄마아빠가 싸우게 되면 보는 앞에서 제 몸에 난도질을 할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안싸울거 같습니다

 

퇴근했는데 집에 아무도 없었습니다

갑자기 엄마아빠 때문에 이렇게 사는 내가 너무 억울한겁니다

울면서 목이 찢어지도록 절규하듯이 소리를 질렀습니다

벽을 마구 때렸습니다

밥 먹는 식탁의 의자 4개를 엎었습니다

몇 가지의 작은 물건들을 던졌습니다
그렇게 울고 또 울다가 지쳐서 자고 이 시간에 다시 깼습니다

 

 

 

 

3, 살아있을 유일한 이유를 잃었습니다

여태까지 수백 수천번 자살을 고민했지만 그래도 버텨온건 엄마아빠 때문이었습니다

부모 두분다 멀쩡히 살아계시는데 자식이 먼저 자살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 이유를 잃었습니다

저는 태어났다는 이유로 이렇게 고통받으며 살고있습니다

엄마아빠가 저를 낳은거는 중대한 죄입니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는게 마땅한 도리입니다

따라서 제가 죽어서 부모님이 힘들어해도 됩니다

더 이상 부모님을 이유로 아등바등 살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며칠 전에 만든 표입니다

 

 

죽음

결과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가

o

x

죽음 승

출근해서 일을 해야 하는가

o

x

죽음 승

항상 피곤한가

o

x

죽음 승

공부를 해야 하는가

o

x

죽음 승

취업 준비를 해야 하는가

o

x

죽음 승

돈에 쪼들려야 하는가

o

x

죽음 승

질병과 부상의 위험이 있는가

o

x

죽음 승

계속 불행을 겪어야 하는가

o

x

죽음 승

살기위해 아등바등 발악해야 하는가

o

x

죽음 승

최종 스코어

0

9

죽음 승


저보다 훨씬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와 별개로 제가 살아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죽으면 출근 안해도 됩니다

죽으면 엄마아빠 싸우는거 안봅니다

왜 살아있어야하죠? 모든 고통이 죽으면 바로 끝나는데

 

 

 

 

4. 익명의 사람들에게 기대고 싶습니다

저의 이야기를 현실의 가까운 지인에게 털어놓고 있습니다

그 분께서 먼저 제 얘기를 들어주려 하셨고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워낙 재밌는 성격이셔서 덕분에 깔깔대며 크게 웃은적도 많습니다

죽어서도 감사함을 잊지 못할 분입니다

그런데 더 이상은 못하겠습니다

맨날 징징대는게 너무 미안해서 도저히 못하겠습니다

항상 기분나쁜 소리를 하고 우울해하는데 어느 누가 좋아할까요

있던 정도 완전히 털릴 것입니다

아파트 11층에서 살고있습니다

항상 자살을 꿈꾸지만 솔직히 당장 떨어지기에는 무서운 마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저의 이야기를 말하고 싶었습니다

결국 선택은 죽거나 살거나 인데 살게된다면 평생동안 정신과 약을 복용하고싶습니다

약 없이는 못살겠습니다

오늘 밤 아빠가 퇴근하기 전에 피시방에 가서 위에 말한 감사한 분이 추천해준 책을 읽을 예정입니다

책을 보고나면 괜찮아질려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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