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열심히하고 좋은 직업 가지면 여자가 줄 서?(장문충) [15]

4 후에에엥 | 2019-08-23 03:46:22 | 조회 : 890 | 추천 : +3


어려서부터 나라는 사람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키는 작고 축구 못하고 와꾸는 별로고
그래도 공부머리는 좀 있었다. 뛰어난 건 아닌데 한다면 하는 남자다.
아 그리고 지금 성격과는 다르게 그때는 쾌활하고 드립좀 치면서 웃길줄 아는 놈이었던걸로 기억한다. 어려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중딩때인가 그 언저리즘에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잘난놈들 사이에서 광대짓 하는 내모습이..
너희들과 친해지려고 다가갔지만 결국 잘난놈들끼리 무리짓고 나는 광대로 쓰이다가 버려졌다. 아팠다. 이때부터 자존감이 많이 낮아진것 같다.

고딩때 부터 내 주제를 알게 됐다.
주변 친구들은 각자 아이덴티티가 하나씩 있었다.
그냥 잘생긴놈, 노래 잘부르는 놈, 운동 잘하는놈, 하다못해 싸움잘하는 놈까지
나는? 공부 잘하는놈. 키도작고 못생겼고 축구도 못하고 노래는 음치였다. 시험치는 날 쉬는시간에만 인기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위에 놈들은 지들끼리 어울리며 풋풋한 교복연애도 하고 커플끼리 에버랜드 간 사진들 페북에 올리고 따봉도 받으면서 인기와 인맥을 과시하며 머가 그리 재밌는지 웃음이 끊이질 않더라. 걔네들이 그러던 말던 나는 공부를 했다. 공부를 해야만 했다. 그것이 내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겉으로는 모범생을 표방했고, 속으로는 그럴 수 밖에 없는 못난 나를 원망했다. 독기로 공부했다. 독기는 원망을 증오로 바꾸었다. 잘난 놈들에 대한 증오가 아닌 못난 나에대한 증오. 공부하다 지칠때마다 못난게 공부라도 잘해야 어디가서 무시안당하고 사람취급받지라며 나를 다그쳤다. 이때가 자존감 바닥을 찍었을 때였을 것이다.
남들 다 겪어보는 첫사랑의 추억, 풋풋한 연애 이런 경험들을 제물로 바쳐 성적을 얻었고 그렇게 나의 학창 시절은 아무런 감흥없이 지나갔다.

대학교 들어와서도 달라진건 없다. 주변은 더욱 난리를 떤다 축제니 미팅이니 엠티니 나하고는 상관없는 얘기들이었다. 여기저기서 사귄다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엔 좀 바뀌어 보려고 노력을 했지만 고딩시절을 저따구로 보냈는데 어디 하루이틀만에 달라지나 점점 무리에서 소외되고 아싸가 됐다. 나한테 먼저 말걸어주는 여자는 없었고 지금도 없다. 내가 먼저 다가가려 해도 잘 안된다. 대학도 고등학교랑 똑같다. 키작고 못생긴 사람이 설 자리는 없었다. 오히려 고등학교가 나았다. 같은 대학교 안에서는 공부 부심조차 부릴수 없었으니. 늘 했던대로 다시 공부만 하기 시작했다. 급식땐 대학이 목표였고 지금은 직장이 목표다.

누군가는 그래 결국 좋은데 취업하면 과장좀 보태서 여자들이 줄을선다!고 하지만 설령 진짜 여자들이 줄을 선다 해도 이제 나는 생각이 다르다. 좋은 직장을 가진다면 그것은 내 아픈 학창시절과 비참한 청춘을 바쳐 맺은 열매이다. 그렇게 맺은 열매는 오직 나만을 위한것어야 한다. 내 열매를 탐하는 여자들은 내가 그 열매를 맺기 위해 어떤 거름을 뿌렸는지 알아주냔 말이다. 그런 여자들을 만나서 열매를 나눠주는건 과거의 나에 대한 배신이다. 배신이야.

이런거 하소연할 친구도 없고 겉으로는 멀쩡한척 지내고 있었고요
부모님한테 말해봤자 부모님 속만 상하게 할거같아서 속으로만 쌓아두고 있다가 최근에 부쩍 이런생각이 더욱 들면서 와고가입하고 속풀이 한번 해봤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제가 쓴 다른글도 보면 다 신세한탄하는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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